
영화<살인의뢰>통해 사형집행 여부 논란
대한민국의 마지막 사형 집행은 1997년 12월 30일에 행해졌습니다. 문민정부 이전에 사형이 확정된 23명의 흉악범에 대한 집행이었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사형 선고는 있었으나 오랫동안 집행은 되지 않았습니다. 주로 종교 단체나 인권 단체가 사형 집행을 반대합니다. 그들은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생명권을 국가가 빼앗으면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또 범죄자를 사형에 처한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오판으로 인해 억울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형 집행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들은 사형이 범죄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서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을뿐 아니라 범죄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만약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범죄자들을 종신형에 처한다면, 교도소에 가둬두는 비용을 국민 세금으로 감당해야 하는데, 그것도 부조리한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1999년 사형제를 폐지하자는 법안이 상정된 이후 분과위나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는 상황입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에서 2007년 부터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0년 유엔 사형 집행유예 결의안에 찬성을 하면서 사형제 폐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는 사형 집행을 하고 있을까요?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국제엠네스티의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 상황이후 사형을 집행해 오던 전통적인 나라들에서는 사형 선고와 집행이 급증하였지만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이 보고에 따르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형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것 같습니다.
오늘 포스팅할 영화는 '살인 의뢰'인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사형 집행 여부를 더욱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다음에서 '살인 의뢰'의 줄거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줄거리, 내 가족이 범죄 피해자라면?
형사 태수는 서울 동남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비오는 날 태수는 우연히 뺑소니 사고차량을 잡는데 그 차량에서 피가 발견합니다. 수상하게 여긴 태수는 차량의 주인 조강천을 체포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조강천은 실종된 여동생 수경을 납치 살해한 연쇄 살인범이었습니다.
한편 졸지에 아내 수경을 잃게된 승현은 깊은 실의에 빠집니다. 경찰은 결국 조강천에게서 수경을 살해하고 매장한 장소를 알아내지 못합니다. 승현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복수를 결심합니다. 3년의 시간이 흘러 승현은 졸개들의 고발로 감옥에 간 조폭 두목을 찾아가서 제안을 합니다. 자신은 감옥 밖에서 두목을 대신해 졸개들에게 복수해 줄 테니 감옥에서 조강천을 죽지 않을 만큼만 칼로 찔러달라고 합니다. 승현은 칼에 찔려 병원에 입원한 조강천을 몰래 빼돌립니다. 숭현은 조강천을 겁박하여 수경이를 묻은 곳에 찾아가지만 오히려 조강천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승현이 사적 복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태수는 급히 승현을 찾아가지만 승현은 이미 죽어버렸습니다. 분노한 태수는 도망가는 조강천을 따라가 그를 총으로 쏘아 죽입니다.

느낀 점, 그래도 사형 집행 반대
조강천 역을 맡은 배우 박성웅은 잔인한 살인범 연기를 아주 잘 했습니다.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허둥대거나 허술한 구석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태수의 총에 맞아 죽는 순간에도 미소를 띄는 모습은 영락없는 사이코패스 살인범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감옥에서 아무 죄책감 없이 운동을 하며 몸을 단련하며 생활하는 모습은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죽음까지 생각할 정도로 괴로워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저런 살인범은 사형에 처해야한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난 후 의문이 들었습니다. 조강천과 같은 범죄자가 없는 사회가 가능할까? 사형을 집행한다고 범죄자가 없어질까? 어떻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인간 본성을 고려한다면 범죄자가 없는 사회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범죄자를 어떻게 처벌하느냐에 따라 사회의 모습은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검색을 통해 살펴보니 사형 집행이 그 사회의 범죄율을 줄이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사형 집행이 많은 나라가 정치 경제의 수준이 낮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범죄자가 최대한 적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요? 현대 사회는 과학과 물질의 발달 보다 인간의 정신은 한참 느리게 진보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 과학과 물질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인간을 얼마나 병들게 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정신의 개발, 향상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그 방법은 아주 많을 것입니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나 단체에서 사람들이 모여 그 방법들을 논의하고 실천한다면 범죄자가 적은 사회,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