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세 번 영화화
현재와 가까운 역사, 20세기는 전쟁으로 시작됩니다. 그 첫 전쟁이 바로 제1차 세계 대전입니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제1차 세계 대전의 서부 전선에서 벌어진 전투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전쟁의 참상을 보여 줍니다. 레마르크의 동명의 원작 소설은 1929년 출간 되자마자 전 세계인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킵니다. 여러 나라에서 출판 되었고 1930년에는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에 의해 미국에서 첫번째로 영화화 되었습니다. 그 때의 영화는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사람들이 고증에 참여 하여 전투 장면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고 합니다. 그 후 두번째로 1979년에 TV영화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번에 나온 2022년의 영화는 세번째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넷플릭스 독점판이며 9월12일 토론토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고 9월29일 독일, 10월2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 되었습니다. 원작자 레마르크는 실제로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후, 평생을 반전운동에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제1차 세계 대전은 얼마나 참혹했을까요? 영화를 살펴 보기 전에 잠깐 알아 보겠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제1차 세계 대전은 1914년 7월28일 부터 1918년 11월11일 벌어졌습니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 오스만 제국 등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간의 전쟁이 었습니다. 미국은 1917년부터 이 전쟁에 가담합니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공작부부가 보스니아 청년에게 살해당한 사라예보 사건은 유럽 대륙 내 민족, 국가간의 복합적이고 오랜된 갈등에 불을 당기고,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은 최초의 현대전이라고 합니다. 이 전쟁에서 최초로 기관총, 지뢰, 수류탄, 전투기 및 독가스가 사용됩니다. 또 참호전이라는 전투의 개념이 생겼습니다. 전통적인 전쟁은 대열 행진, 전면 충돌의 결전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참호전은 전선에 참호를 파서 적의 공격을 피하기도 하고 자유자로 공격하는 전투의 형태입니다. 참호전은 1914년 9월 마른 전투에서 독일군이 후퇴하며 참호를 파고 방어에 나서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말하는 서부 전선이 바로 프랑스와 독일의 최접전 참호 전선입니다. 서부전선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2년여 동안 단지 몇 미터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많은 병사들이 죽었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은 결국 연합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1,7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서부전선에서만 300만이 죽었습니다. 그러나 강대국들의 갈등은 여전히 해결 되지 않고 전쟁의 불씨가 남아, 1929년 대공항과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인류의 20세기는 전쟁으로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넷플릭스판 영화 줄거리
19살 주인공 파울 보이머를 비롯한 3명의 고등학교 친구들은 독일 민족주의에 빠져, 하루 빨리 적국 프랑스 파리에 진격하고 싶은 마음에 보무도 당당하게 군인에 지원합니다. 그들은 서부전선에 배치 되자마자 옆 사람이 죽어 나가는 참혹한 참호전에 바로 투입됩니다. 신병 파울은 죽은 독일군 병사들의 신분표를 수거 하다가 총에 맞아 죽은 친구를 보고 반쯤 정신이 나갑니다. 참호에 연합국 전차가 그대로 밀고 지나가 독일군이 죽고 독일군인은 전차에 수류탄을 던져 넣어 연합군의 병사들을 죽입니다. 독가스의 특성을 아직 잘 모르던 군인들이 방독면을 빨리 벗는 바람에 대량으로 죽는 일도 발생 합니다. 단 몇 미터라도 더 진군하기 위하여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참호에서 뛰쳐 나와 적진을 향해 돌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겪은 독일군들은 후방으로 오면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립니다. 그들은 프랑스인 농가에서 거위와 먹을 것을 훔쳐와 구워 먹으며 겨우 배를 채우고 프랑스 처녀들과 희롱하며 전쟁의 공포와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랩니다. 하지만 전쟁 지도부들은 따뜻한 곳에서 배불리 먹으며 펜대 하나로 전쟁 명령을 내립니다. 서부 전선에서는 지리하게 전투가 이어지고 죽어 가는 병사들은 더욱 늘어만 갑니다. 마티아스 에르츠베르거를 대표로한 독일 지도부는 프랑스 지도부와 결국 1918년 11월 11일 11시에 휴전 협정을 채결합니다. 곧 휴전이 된다는 소식은 동맹국, 연합국 병사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휴전 협정에 불만을 품은 독일의 주전파 장군이 휴전 시간이 되기 전에 적들을 쳐부수러 가자고 독일군인들에게 명령합니다. 결국 장군은 명령을 거부한 독일 군인들을 총으로 죽이면서까지 곧 있을 휴전을 기다리며 쉬고 있는 연합군을 공격합니다. 이 마지막 전투에서 파울은 휴전 시간인 11시를 단지 몇 분만 남겨 놓고 칼에 찔려 죽습니다.
소설 원작과 비교 다른 점
나는 몇 년 전 레마르크의 원작 소설을 읽었고 며칠 전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소설에서는 주인공 파일 보이머와 그의 고등학교 친구들에 대한 묘사와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크로프는 키가 작지만 제일 먼저 일등병이 되었다거나, 뮐러 5세는 교과서를 끼고 특별 시험을 꿈꾸는 뻐드렁니의 소년이다, 라는 식입니다. 또 파울이 잠시 휴가를 나와 집으로 왔을 때 어머니와 동네 사람들의 반응을 그린 장면은 영화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넷플릭스 영화에서는 초반 학교 장면 이외에 계속 전투장면과 전장만 그려 집니다. 원작에서는 마치 파울이 살아 남아서 전쟁 이야기를 전해 주는 것 같았는데 마지막에 갑자기 1인칭 파울의 목소리가 3인칭으로 바뀌는 반전이 있고, 파울도 친구들 처럼 전쟁에서 죽었다는 것을 알리며 끝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파울이 휴전 바로 전에 죽음으로써 관객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극대화 시키는 극적 효과를 더 했습니다. 원작과 영화가 조금 다르더라도 반전의 메세지를 전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전투에 투입되는 신병들이 죽은 군인들의 군복을 받아 입는 장면과, 죽은 군인의 신분표를 수거하는 일을 파울이 죽고 이제 다른 신병이 하고 있는 장면에서 휴전이지만 과연 전쟁이 끝났을까?라고 의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을 하고 있어 이 영화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이 무수히 죽어 나갈 뿐 아니라 가정이 깨지고 삶의 터전이 무너 집니다. 사람들이 전쟁에 경각심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평화로운 세계를 꿈꾸며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넷플릭스판 영화의 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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