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아무르> 정보
'아무르'는 2012년 12월에 개봉한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프랑스 영화입니다. 로맨스 드라마로 노부부의 사랑을 그렸습니다. 아내 안느 역에 엠마누엘 리바, 남편 조르주 역에 장 루이스 트레티냥, 딸 에바 역을 이자벨 위페르가 맡았습니다. 부부와 딸 역할을 맡은 이 세 배우는 프랑스에서 아주 유명한 영화배우들 입니다. 영화소개에 앞서 그들에 대해 잠깐 살펴 보겠습니다. 남편 역을 맡은 장 루이스 트레티냥은 1930년 생으로 2022년 6월에 돌아 가셨습니다. 그는 프랑스 뉴 시네마 감독들과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남과 여>,,<순응자>, <세 가지 색:레드>등이 그의 대표작이며 2000년대에 활동이 뜸하다가 '아무르'로 스크린에 복귀했습니다. 아내 안느 역을 맡은 엠마누엘 리바는 1927년생으로 재봉사 일을 하다가 연극무대에서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히로시마 내 사랑>이라는 영화로 영화배우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후 꾸준히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해 오다가 미하엘 하네케의 이 영화 '아무르'에서 85세의 나이로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딸 에바역을 맡은 이자벨 위페르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그녀는 1953년 생으로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에 출연하여 한국에서 유명하기도 한데, 다소 까다로운 성격을 가진 인물역을 잘 소화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요작품으로 <고환>, <비올렛 노지에르>, <천국의 문>, <룰루>, <하얀 리본>등이 있으며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두번이나 받았습니다. '아무르'는 이렇게 대표적인 프랑스 배우들의 열연으로 201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늙음, 병, 죽음을 감독 미하엘 하네케 감독은 '아무르'에서 과연 어떻게 그렸는지 아래에서 그 줄거리를 살펴 보겠습니다.
노부부의 사랑과 죽음
영화는 검은 드레스를 입은 안느가 꽃으로 치장된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죽어 있는 상태로 소방대원들에게 발견되는 강렬한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잠시 암전, 영화는 안느가 죽기 전 상황을 담담하고도 사실적으로 그려나갑니다.
안느와 조르주는 어느날 안느가 피아노를 가르쳤던 알렉상드르의 피아노 연주회에 다녀 옵니다. 두 사람은 알렉상드르가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식사 도중 갑자기 안느는 조르주의 말에도 반응하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깜짝 놀란 조르주는 이웃에게 도움을 청하러 가려는 순간 안느가 정신을 차립니다. 정신이 돌아온 안느는 자신이 어떤 상황 이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때부터 안느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고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몸의 오른쪽이 마비되는 후유증이 남았습니다. 안느는 조르주에게 자신을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절대 보내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조르주는 안느의 부탁을 받아 들이고 몸이 불편한 안느와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합니다. 안느는 오른쪽이 마비되어 활동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조르주와 함께 식탁에 앉아 이전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이전과 다름 없는 생활을 합니다. 병이 들어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안느는 조르주와 자주 다투게 됩니다. 그래도 조르주는 가능한 안느의 요청을 받아 들이며 정성껏 돌봅니다. 하지만 안느의 상태는 더욱 나빠져서 이제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침대에서 거의 누워 잠만 자는 상태까지 이릅니다. 조르주는 안느를 보살피며 자신이 살해 당하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안느를 거칠게 대하는 간병인을 바로 해고하기도 합니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도 조르주는 안느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도 함게 부릅니다. 딸 에바는 이런 상태의 엄마를 병원에도 보내지 않고 요양원에도 보내지 않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조르주는 엄마를 집에 두어서는 안된다는 에바의 요청에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자신들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르주는 자기의 이야기를 듣고 편안하게 잠든 안느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죽입니다. 조르주는 안느에게 드레스를 입히고 침대에 꽃을 뿌린 후 안느의 방을 테이프를 붙여 봉쇄합니다. 그런 후 조르주는 안느에게 유서 같은 편지를 쓰던 중, 외출을 재촉하는 안느가 눈앞에 나타나고 그녀를 따라 집을 나갑니다. 안느는 죽고 조르주가 사라진 후 딸 에바가 부모의 집에 와 조용히 앉아 있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감상평, 많은 질문을 던지는 영화
"보고 난 후 많은 의문이 드는 영화가 좋은 영화이다." 이것은 어떤 영화 평론가가 한 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아무르'는 좋은 영화입니다. 만약 당신이 늙고 병들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병원에서 연명장치를 달것인가, 말 것인가?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조르주가 아내를 죽인 것은 사랑인가? 조르주가 아내를 죽였다고 해서 살인죄를 물을 수 있을 것인가? 사람에 따라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질문들에 답을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좀 더 깊어지고 풍부해질 것 입니다. 인간이 나이들고, 병들고, 죽는 것은 계절이 바뀌듯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타인의 생로병사는 쉽게 보아 넘기지만 나와 내 가족에게 닥치면 그것들을 쉽게 받아 들이지 못합니다. 생로병사에 대해 준비를 잘 했다고 해도 정작 나와 가족에게 그런 일이 닥치면 당황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르'는 그런 우리에게 당신들도 늙고 병듬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 합니다. '아무르'에는 화려한 배경음악이 없습니다. 삐걱이며 열고 닫히는 문소리, 졸졸 흐르는 수돗물 소리, 안느와 조르주의 발자국 소리, 예술적으로 느껴지는 프랑스어 말소리, 그 생활에서 나는 소리 중에 가끔 흐르는 청명한 피아노 소리. 이 소리들이 안느와 조르주의 사랑을 담담하게 느끼게 합니다. 좋은 영화 한 편이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아무르'를 통해 느끼며 이번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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